소속사 대표 '라비'와 아티스트 '나플라', 병역 비리 및 면탈 드러나
병역 브로커 도움 받아 극단적 선택 시도 등 우울증 연기하더니
복무 기간 동안 단 하루도 출근하지 않은 나플라
2023년 3월 13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및 병무청 합동수사팀은 지난 3개월에 걸쳐 수사한 병역 비리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병역을 기피할 수 있도록 도운 병역 브로커들과 병역 브로커들을 통해 병역을 기피하였거나 기피를 시도한 연예인, 운동 선수 등 137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그 중에서도 병역 기피 과정이 충격적인 것은 바로 Mnet 힙합 경연 프로그램 'Show Me The Money(쇼미더머니)'에서 최종 우승한 래퍼 '나플라'와 나플라의 소속사 대표 '라비'입니다.
래퍼 '나플라(본명 최석배)'는 2018년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으로 귀국하자마자 Mnet 힙합 경연 프로그램 'Show Me The Money(쇼미더머니)'에 출연하여 우승을 거머쥐었고, 이로 인해 한국 힙합 팬들과 대중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인지도가 높아짐에 따라 나플라는 병역 의무를 미루고 음악 활동을 이어오던 중, 2021년 초 우울증 등 극심한 정신 질환을 이유로 신체 등급 4등급을 판정 받아 서울 서초구청 안전도시과 구청에 사회복무요원으로 배정받았습니다.
대한민국 병역법에 따라 사회복무요원은 3주 동안의 기초군사교육 기간을 제외하고 복무 기간동안 민간인 신분으로 공무 수행을 하게 되고,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현역 군인들과 다르게 연가, 병가, 특별휴가, 청원휴가, 공가 이렇게 다섯 종류의 휴가를 본인의 사정에 맞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역 군인들의 복무 기간은 육군 및 해병이 1년 6개월 , 해군이 1년 8개월, 공군이 1년 9개월인데 반해, 사회복무요원과 같은 보충역의 복무 기간은 1년 9개월입니다.
이에 나플라는 서초구청의 사회복무요원으로서 1년 9개월을 복무해야함이 마땅한데, 문제는 나플라가 애초에 없었던 정신 질환을 있는 것처럼 속여 신체 검사 결과를 조작하고, 해당 신체 검사 결과로 배정 받은 1년 9개월의 사회 복무 기간 동안에도 단 하루도 출근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진 것입니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및 병무청 합동수사팀은 "나플라가 병역 브로커 A씨에게 2500만 원을 지급하고, 신체 검사를 받기 2년 전부터 자신의 소속사 대표 '라비(본명 김원식)'와 함께 병역 면탈을 계획 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2년 동안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온 것처럼 꾸미고, 이상 행동을 연기하는 등 정신 질환이 극심한 것처럼 가장하여 병원 의사를 속여왔습니다."라며 병역 면탈 혐의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더불어 나플라는 상습적으로 우울증 등의 정신 질환 증상이 점점 더 극심해지고 있다는 이유로 사회복무중단을 신청함은 물론, 신청을 하지 않아 즉 사회복무 중단 기간이 아니어서 정상적으로 출근을 해야만 하는 141일의 출근 기간마저 모두 무단결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초구청 담당 공무원 B씨와 서울지방병무청 복무지도관 C씨는 나플라가 정신 질환이 없음은 물론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플라가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사회복무에 임한 것처럼 공문서를 조작하였고, 나플라가 사회복무부적합 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출근을 한 뒤 질병 등을 이유로 병가, 지각 및 조퇴를 할 수밖에 없었던것처럼 조작하여 소집 해제 절차까지 진행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검찰은 이 모든 과정을 주도한 혐의로 자칭, 타칭 '병역의 신'이라 불리는 병역 브로커 A씨를 재판에 넘기고, 공문서 허위 작성 및 위조 혐의로 관련 서울 서초구청 공무원 2명을 구속 기소함과 동시에 3명을 불구속 기소하였습니다. 그리고 또다른 병역 면탈자이자, 나플라의 병역 비리를 도운 공범 라비에 대해서도 병역 면탈을 시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였습니다. 라비는 나플라와는 달리, 병역 브로커 A씨의 코칭을 통해 뇌전증 환자인 것처럼 속여 병역 면탈을 시도하다 적발되었습니다. 이밖에도 프로배구선수, 배우, 현직 의사와 의대생, 변호사와 한의사 자녀 등의 병역 면탈자들과 병역 기피를 돕기 위해 병역 브로커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거나 뇌전증 발작 목격자 행세를 한 대형 로펌 변호사와 한의사 등 137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점점 늘어나는 병역 기피 시도, 병무청은 어떻게 대처할까?
이와 같이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허위 병역 면탈자들이 각기각층에서 수없이 늘어나자, 대한민국 병무청은 이번 합동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체등급 판정 기준과 치료 여부 확인 절차를 개선하고, 병역 면탈 및 병역판정검사 신체검사 범죄에 대한 수사권을 쥔 병무청 특별사법경찰의 직무 범위를 확대하는 등 병역 면탈 추적 관리와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병무청은 병역면탈사유 중에서도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뇌전증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였는데, 뇌전증에 따른 경련 발작 발병 시기와 빈도, 약물 치료를 통한 조절 가능 여부 등을 고려할 수 있도록 대한뇌전증학회 등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서 신체 등급 판정 기준을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소변 검사로 약물 복용 유무만 판별하고 있는 기존 체제에서 벗어나, 병원에서 뇌전증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약물 복용 치료를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후에 신체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혈액 약물농도검사를 추가로 시행할 계획입니다. 또한 2024년까지 병역면탈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여 신체 등급 4등급부터 6등급까지의 판정자들의 자격증 및 면허 취득 정보, 범죄 이력, 병역 처분 변경 신청 이력 등을 종합한 후 면탈 의심자를 색출함은 물론 별도 관리자와 복무 부실 우려자를 대상으로 불시에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현재까지는 1인당 500명을 관리하고 있던 복무지도관의 수를 더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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